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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고 출근했습니다./회사에서 안 망하려다 깨달은 것들

나 신입인데 아무도 나한테 관심없음. 나가라고 눈치주는 거임?

by 티미킴 2026. 4. 3.

*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이며 사바사, 케바케, 부바부 입니다.
 

어느덧 직장생활 10년차를 바라보고 있다.
나의 회사 인생 첫 사수가 출근 첫날 조직도 외우고 있으라고 가져다줬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그때는 황당했지만 하라니까 했는데, 돌이켜보니 이런 이유 때문에 시켰구나 싶다.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내가 신입사원일 때 알았으면 좋았던 것들을 찬찬히 적어보고자 한다.

하지만, 모르겠고 결론만 알고싶은 분들을 위해 3문장으로 정리한다.

1. 내 사수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지 신경도 못 쓸만큼 일이 바빠서 당신을 미처 못 챙겨주는 거다.
2. 회사는 각기 다른 분야의 팀이 “매출증대”라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얼렁뚱땅 어떻게든 돌아가고 있다.
3. 그러니까 당신은 이 회사가 얼렁뚱땅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파악을 해야 한다. 조급해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버리지 말고.

“나 채용해줘서 고마운데, 언제까지 방치할거니?”


분명 첫 출근날 회사 선배들은 ”반갑다,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봐라, ㅇㅇ님 인사시켜주겠다“하면서  요란하게 환영식을 해준다. (당신이 그것을 좋아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근데 점심시간이 지나면 그건 혹시 꿈이었나? 싶을정도로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나는 무슨 일을 해야할까?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조용히 눈치보면서
괜히 엑셀 한 번 켜보고, 바탕화면 바꾸고..

근데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해서 회사 전체 메일로 뿌려지는 ”오늘의 사장님 말씀:돈 더 벌어와라“ 이런 메일만 잔뜩 받다보면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나 현타가 왔다가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불안해진다.

”내 스펙이 후진게 들통났나? 나 회사에서 따돌림 당하고 있는 거 아냐?


정답부터 말하면 선배들은 일이 너무 많다. 내가 오늘 아침에 비타민을 먹었나 안먹었나 확인할 여유가 없을 만큼.
즉, 너무 바빠서 신입사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거다.

”아니 그럼 나는 뭘 알아야 일을 배우던 말던 하지“라고 답답해했던 10년전의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회사도 너를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니, 너도 그 시간동안 ‘일’할 생각보다 ‘회사’를 먼저 파악해보라고.

회사를 파악? 뭔 소리야


다음의 3가지 질문에 곧바로 대답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제 ‘일’을 받을 준비가 되었다.

1. 당신이 일을 하다 어떤 문제가 생겼는데 팀에서 연륜의 짬바로 바로 정답을 알려줄 인간 위키백과는 누구인가?
2. 나는 A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생뚱맞게 B프로젝트에 대해서 물어보는 사람에게 그건 oo님 담당이라 저는 잘 모릅니다. 라고 답할 수 있는가?
3. 분명 오늘 월급날인데 점심이 다 되도록 월급이 안 들어온다. 누구한테 물어봐야하는 지 아는가?

이 3가지 질문의 공통점은 회사에서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연락할 사람은 누구인지 즉 회사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회사는 한 가지 목표(일개미들아 쉬지 말고 벌어오렴^^)를 성공시키기 위해 여러 팀이 협력(=싸움)을 해서 얼렁뚱땅 굴러가는 시스템이다. 진짜 거짓말 안하고 “이렇게 엉망진창인데 돈을 받는다고? 양심있나?” 싶을 정도로.


회사 파악,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1. 조직도를 입수해라 : 우리 팀은 뭘하나? 협업을 자주 하는 옆부서 신입은 누구지?
먼저 회사의 전체 조직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만약 너무나 부서가 많다면 회사 홈페이지 조직도에 나와있는 정도만 파악하면 된다. 내가 그 조직도 중 어떤 그룹에 속해있는지, 이 그룹에 또 어떤 부서가 있는지 등등.. 나의 위치를 파악하다보면 우리팀이 대충 뭘 하는 팀인지 감이 온다.
이 때 옆부서(같은 그룹)는 무슨 일을 하는지 함께 기록해두자. 언제 어디에서 이들의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리고 대부분 이런 상황은 아주 긴급하거나 혼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는 중요한 사항이므로 빠르게 1명을 찾아내는 게 시간절약이 된다.
(a한테 물어보니 b한테 가라하고, b는 이제 그 업무는 c가 한다고 하고, c는 자기도 이제 막 시작해서 잘 모른다.. 이런 답을 듣는다면 내 속이 얼마나 타들어갈 지 상상해보자.)

2. “제가 뭐 도와드릴 건 없을까요?” : 아무 것도 안 알려줄거라고? 내가 이렇게 자기주도적인데?
몇 일 출근하면서 부서 사람들을 관찰하다보면 요즘 좀 한가해보이고 가서 내가 몇 마디 걸 수 있을 것 같은 선배가 보인다. (만만한게 아니다. 말투가 따뜻한 사람을 말하는 거다)
그 선배에게 조용히 가서 물어봐라. “제가 뭐 도와드릴 일 없을까요?” 아니면 “제가 미리 알고있으면 도움될 만한 자료가 있을까요?” 최대한 ‘저는 최대한 용기를 내서 간신히 선배님께 도움을 요청드린겁니다‘라는 티가 나는 말투로 물어보면, 정상적인 선배라면 뭐라도 준다. 보고서 양식이나, 이런 문제가 있으면 누굴 찾아가 혹은 여길 열어봐 등등 앞으로 당신이 회사 생활하는 데에 바이블처럼 열어볼 자료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은근슬쩍 적극적으로 일할 열정이 있는 사람임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3. 미팅 시간, 뭐라도 적어라 : 실무 미팅 때
어쨌든 당신도 팀원이기 때문에 주간 미팅에 참여하게 될거다. 선배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분위기 파악한다고 생각하고 가볍게 들어와~”.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다만 이제 회의가 시작되면 자기들만의 업계 용어로 이렇다 저렇다 정신없이 얘기하느라 당신이 분위기 파악을 할 수 있는 상황인지 의식하지 못할 뿐..
그러니 선배들의 대화를 유심히 들으면서 자주 언급되는 용어, 생전 처음 듣는 용어, 일순간 사람들을 긴장시키는 사람의 이름(주로 까다로운 고객이거나 정말 높은 상사..) 등 뭐라도 적어서 나오는 게 당신의 첫번째 과제이다.
두 번째 과제는 챗지피티던 제미나이건 인터넷에서 “**업계에서 사용하는 xxx 이라는 표현“이 뭔지 10분만 검색해보자.
마지막 과제는 그 내용을 용기내어 사수에게 이건 ~이런  말인가요? 하나씩 묻다보면 당신도 이제 현업의 언어를 알아듣는 경력자가 되는 것이다.


정리

지금 진짜 문제는 일이 없는 게  아니다. 아무것도 안 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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